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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석학

5th. [영화 ‘버닝’ 리뷰 마지막 편] N 세대의 익명성 속에 숨은 청춘 5G 시대, N으로 상징되는 세대의 연결은 가능한 지 묻는 영화 버닝 연상엽은 억울한 죽음을 당한걸까? 아프리카에서 항공편이 연착되지 않아서 혜미를 만나지 않았다면, 비닐 하우스를 태우는 취미가 있다고 허세를 부리지 않았다면, 포르쉐가 아닌 국산 자동차를 소유했다면 죽음을 모면할 수 있었을까. 반포로 상징되는 연상엽의 안온한 세계에서 그는 미술 전시회장에서 행복하게 웃으며 만찬 비슷한 식사를 한다. 유아인에게는 그가 향유하는 삶의 양식은 정말 수수께끼 같았을 것이다. 혜미를 매개로 연상엽의 벙커사회와 유아인의 날선 사회가 우연히 만난다. 가진 게 많고, 지킬 게 많으면 자신이 소유한 것을 빼앗길까 노심초사 하는 게 일반적인 사람의 심리다. 그래서 부촌에 가보면 그들만의 세상에서 높다랗게 담을 쌓고 방범 .. 더보기
4th. [영화 ‘버닝’ 리뷰] 멈춤 성장 시대의 한국남자를 이해할 단서 유아인과 연상엽 헤미가 아니었다면, 파주에 사는 유아인과 반포에 사는 연상엽이 만날 일이 있었을까? 혜미는 대출을 받아서 성형수술을 할 정도로 사회적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삶의 의미를 찾아 아프리카에 다녀올 정도로 치열하게 삶을 사는 청춘이다. 그녀의 아프리카 여행은 의도치 않게 유아인과 연상엽을 이어주는 결과를 낳는다. 셋이서 파주에 있는 유아인의 집에서 모였을 때, 혜미는 노을 앞에서 가슴을 드러내며 아프리카 부족민의 춤을 재현한다. 이 춤을 추는 혜미의 느릿한 리듬감은 영화 초반 핸드폰 가게 앞에서 빠른 리듬에 몸을 흔들어야 하는 혜미의 운명과도 같은 템포와 대조를 이룬다. 아주 천천히 영혼을 달래는 듯한 춤사위를 선보이는 혜미에게 유아인은 고작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 앞에서 옷을 벗는 것은 창녀들이나 하는.. 더보기
3rd. ‘버닝’의 세 주인공, 결핍 세대의 missing link를 찾는 단서 ' Subject : 결핍세대의 갈등 영화 ‘버닝’의 세 캐릭터가 추구하는 공통적인 것이 있다. 이들 셋 모두 자신에게 없는 것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여주인공은 존재하지 않는 귤을 실재하는 것처럼 먹는다. 연상엽은 본인에게 필요없는 ‘삶에 대한 노력’을 찾으려 한다. 유아인에게 없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사실 이것은 유아인에게 원래 없는 것이고 그에게 속해있지 않은 것이지만 유아인은 이것이 응당 자기의 것이라고, 자신에게 속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빠져 있는 무언가를 찾는다는 점에서 이들은 부모 세대와는 다른 의미의 결핍 세대이다. 유아인 본인이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머니의 모성, 여자친구와의 사랑 등 인간의 성장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이자 가치들이다. 하지만 감독이 얘기하고자 하는 유아인에게.. 더보기
2nd. [청불영화 '버닝'] 98년생 박지영은 한국남자 유아인을 이해할 수 있을까 라고 묻는 영화 ‘버닝’ Subject: 유아인의 2중, 3중 고충 유아인은 고백한다. 자신에게 인생은 수수께끼 같다고. 인생을 수수께끼라고 규정하면, 삶은 풀어야 할 숙제가 된다. 그가 어떻게 자신의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지, 관객은 제3자의 입장에서 과연 유아인의 추리가 맞는 지를 주인공과 함께 추리하게 된다. 이 영화의 묘미는 여기에 있다. 영화 속에서 유아인이 풀어내야 하는 인생의 숙제는 3가지다. 부모(특히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풀어내야하는 수수께끼, 사라진 여자친구를 찾아야 하는 수수께끼 (이것은 사라진 여자친구의 마음을 훔치지 못한 남성으로서 자신의 부족함이 어디에서 오는 지 풀어야 하는 수수께끼로 치환할 수 있다.)와 마지막으로 연상엽이 낸, 비닐하우스 연쇄방화범을 잡아야 하는 수수께끼. 유아인의 수수께끼를 풀기 전.. 더보기
1st. Burn after reading의 후속작 영화 '버닝' 감독의 의도를 추리하며 영화를 보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영화의 각 캐릭터들은 우리사회의 누군가를 대변하는 상징이며 감독은 이 상징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여러 의미를 담는다. 버닝의 주인공 유아인의 아버지가 최승호 피디인 것은 의미심장하다. 그는 한미FTA가 체결될 당시 광우병이 의심되는 쇠고기에 대해 규제를 풀어 수입을 허용한 이명박 정부의 정책실책을 지적한 PD수첩을 이끌었던 주역이었다. 한미 FTA는 현재 농촌의 궁핍화, 그리고 수출제조업에 큰 이익을 안겨주었다. FTA는 자유무역이론에 의해 근거 삼아지고 지지되어 온 신자유주의로 이행의 과정이자 결과였다. 협상 결과 실증적인 데이터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단,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허용하고 제조업의 수출을 용이하게 하였으므로 농가는 피해를 보았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