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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추천 책] 다가오는 AI 시대, 당신의 자녀를 지식노동자로 키우고 싶다면 읽어야 할 A must-read book!

전문가의 예측에 따르면 노동조건이 변화하고 있다고 한다. 산업화 다음 정보화 시대를 거쳐 초연결 사회에서 인공지능이 인력을 대체할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 세대에게 주어지는 과업은 잉여인간이 되어도 본인이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본인의 시대적 과제를 아는 인간은 어쩌면 불행할 지 모른다. 허나 행복을 느끼고자 진짜 현실에 눈 감는다면 틀린 사실을 믿고 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왕 사는 인생, 자신의 믿음과 생각이 현실과 일치한다면 나름대로 유의미한 삶이 될 수 있다. 

  한국사회는 자유롭고 안전한 사회 중 하나로 꼽힌다. 그래서 틀린 생각을 갖고 살아도 입 밖으로 꺼내거나 남을 해코지 하지 않는 이상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다. 사실 틀린 생각이란 게, 존재할 수 없다.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은 사건이 일어난 다음, 사후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당시에 잘 못 생각했구나’라고 돌아보고 차차 현실에 자신의 생각을 일치시켜 진리값을 찾아가면 된다. 

 실학자 정약용은 조선시대에 빼어난 학자였다. 그러나 그의 집안은 기존의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사상을 받아 들였다. 당시 말로 서학, 천주교의 교리가 그것이다. 지배자 왕의 입장에서 보면 ‘모든 인간이 신 앞에 평등하다는 생각, 부모에게 제사를 지내는 게 아니라 다 같이 모여 예배를 드린다’는 불온한 idea는 급진적인 생각이었고 받아들 일 수 없었다. 그래서 박해가 시작되었다. 

당시 왕의 입장에서 서학은 틀린 생각이었고, 실학자 정약용에게 기존 사상이 틀린 생각이었다. 누구의 생각이 맞는지, 후에 나라의 명운을 결정짓는 싸움이 수백년에 앞서 시작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정약용 집안은 형제들이 유배를 가야해서 패배했지만 조선이라는 나라는 폐쇄적인 국가 운영으로 망국의 길을 걸었기에 누가 옳았는 지에 대해서는 스스로 판단할 일이다.

                             <아이에게 책은 지긋지긋한 대상일 수 있다. 그러나 독서의 재미를 알고나면 멈추지 않고 스스로 찾아 책을 읽게 된다. 

                                지금 소개하는 ‘책과 노니는 집’은 아이게게 당의정을 입혀 쓴 약을 먹게 하여 지혜를 얻게 하는 샘이 될 수도 있다.>


오늘 소개할 ‘책과 노니는 집’은 중국을 통해 서양문물이 수입되면서 외국인 선교사가 조선에서 목숨을 걸고 포교하는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필사쟁이 아비를 둔 ‘장이’라는 아이를 통해 글로벌화 된 한국사회에서 지식노동자로 살아간다는 게 어떠한 삶을 사는 것인지 아이에게 미리 의사체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 거창하게 말해서 지식노동자의 책무를 들려주는 아주 훌륭한 서사를 가진 이야기 책이자, 후대에 전승해야 할  내러티브다.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서학 서적을 필사한 죄로 장이의 아버지는 매를 맞아 죽고 , 홀로 남겨진 장이는 책방업을 하는 최서캐의 밑에서 양반집에 책을 갖다주는 일을 하게 된다. 일을 시작한 지 꽤 되어 어느 정도 풍월을 읊게 된 장이는 자주 가는 기생집 어린 여아 ‘낙심이’와 우연히 알게 되고 그 아이에게 자신이 읽은 언문소설 심청전을 들려준다. 하지만 장이의 이야기를 들은 ‘낙심’이는 심청전의 스토리에 반발심을 갖는다. 여아가 주인공이어서 낙심이가 좋아할 거라 생각하여 들려준 이야기에 낙심이가 의외의 반응을 보이자 장이는 당황하며 최서캐에게 낙심이가 왜이러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묻는다. 그러자 최서캐는 아래와 같이 충고해준다.



“아버지 손에 끌려 어린 나이에 기생집에 팔려 온 아이한테 ‘심청전’ 이야기를 해주었어?” 최서캐는 어이가 없다는 듯 장이를 바라보았다. 사람을 사귀는 것도 그렇고, 장사도 마찬가지다. 마음을 먼저 헤야려야해” 그제야 장이는 제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깨달았다. 
 “남동생 백일 상 차려 준다고 늙어 빠진 노새 한 마리 값도 안되는 돈에 기생집에 팔려온 아이다. 날 때부터 아들이 아니라고 온갖 눈치 다 보고 자란 아이야. 오죽하면 이름을 낙심이라고 지었을까? 쯧쯧, 누이동생처럼 잘 보살펴 주어라.” 장이는 땅만 보고 걸었다. 부끄러웠다. 낙심이가 미적의 품에 안겨 엉엉 울던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  -발췌 책 139쪽


’책과 노니는 집’ 곳곳에 유익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나중에 아이가 커서 어려움을 딛고 성장한 주인공 ‘장이’를 기억해낸다면, 책을 사준 엄마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을 절로 갖게 될 것이다. 
책 값은 10,500원이다. 사과 두 봉지 값에 아이에게 지식인으로서의 꿈을 심어주고 미래를 그려줄 수 있다면 결코 비싸지 않은 금액이다.   
 
[덧붙여] 책을 다 읽은 아이가 ‘동국통감’이나 ‘동국지여승람’을 검색해본다고 해서 기쁜 마음으로 책을 더 사주는 일은 없도록 하는 게 아이 편에는 좋을 것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조용히 문화상품권을 1매를 적립해두고 후에, 아이에게 cash back하듯 돌려준다면 아이는 책 읽는 습관을 스스로 기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