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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디우스 매듭 II

 예전에 봤던 영화를 우연히 다시 보다가 자기의 현실에 꼭 맞는 장면을 보게 되는 일은 우연처럼 또는 운명처럼 느껴집니다. 나치 시절 자행된 악을 규명하기 위해 필생의 저작을 일군 정치철학자가 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더 리더'라는 영화의 여주인공의 이름으로 다시 불리워집니다.

제가 인상깊게 본 장면은 영화말미에 여주인공이 형기를 마치고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 나서지 못하고 가지런히 쌓인 책 위에 올라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장면이었습니다. 감독은 책을 4등분 된 모습으로 쌓아둡니다. 저는 여기서 4분면을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처음에 시대의 악을 규명하느라 지식의 매트릭스에 갇힌 지성인을 은유하는 장면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곰곰히 생각해보니 다른 측면으로도 생각되었습니다. 선거를 앞두었으니 다음과 같은 매트릭스를 그릴 수 있을 것입니다.

 

           (          )

 

             (          )

             최선

              차선

 

             차악

              최악

괄호 안에 어떤 내용을 집어 넣어야 할까요?
평범한 일반인이 좋은 리더     / 나쁜   리더
                    나쁜 정치제도 / 좋은 정치제도 를 만나면?

아니면 코로나바이러스가     작은 중앙정부 / 큰 중앙정부
                                       큰 지방정부 / 작은 지방정부 를 만나면?

 

저는 이 장면을 다시 생각합니다.
한나 아렌트가 쌓은 지적 반성 위에서 한 걸음도 내딛지 못 하는 것이 더 슬픈 일일 것입니다.

   <이미지는 내용과 관계 없음>

 지식은 세상을 보는 창이기도 하지만 옳은 일과 옳지 못한 일을 가르는 제약이기도 합니다. '행위를 규제한다'는 자유를 제한한다는 뜻이면서, 인류 보편 지성에 의해 스스로를 규율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음과 같은 매트릭스로 결론 대신합니다.

            실 재

              자율

              타율

             무지

          한나 슈미트

 

              앎

 

         

         재판 결과

              자율

              타율

             무지

         

         다른 공모자들

              앎

         한나 슈미트